ERP를 고를 때 기능 목록보다 먼저 물어야 할 다섯 가지

출퇴근, 결재, 급여는 어느 ERP에나 있습니다. 차이는 직원이 퇴근을 깜빡하고, 관리자가 승인을 미루고, 일정이 바뀌는 날에 드러납니다. 사람이 실수해도 운영이 무너지지 않는지, 도입 전에 확인할 다섯 가지 질문을 정리했습니다.

정혁민 · 채비온 대표·

ERP를 고를 때 대부분 기능 비교표부터 봅니다. 출퇴근 기록, 전자결재, 급여 계산, 알림. 요즘은 웬만한 서비스가 이 칸을 다 채웁니다. 기능 목록만으로는 차이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도입한 뒤 대표님의 일이 줄었는지는 기능 목록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갈립니다. 출퇴근을 자동으로 기록해 주면 직접 옮겨 적는 시간은 줄어듭니다. 하지만 대표님이 실제로 쓰던 시간은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이상한 기록을 확인하고 직원에게 묻는 시간, 잘못 나간 급여를 바로잡는 시간, 그 과정에서 직원과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 일, 지난 기록을 설명하지 못해 곤란해지는 일. 이 비용들은 자동화가 잘 돌아가는 날이 아니라, 자동화가 어긋나는 날에 생깁니다.

사람은 반드시 실수합니다

매장을 운영해 보신 대표님이라면 아실 겁니다. 직원은 바쁜 날 퇴근 체크를 잊습니다. 관리자는 결재를 잘못 누르기도 하고, 쌓인 결재를 며칠씩 미루기도 합니다. 근무 일정은 한 주에도 몇 번씩 바뀌고, 이미 지난 기록을 바로잡아야 할 일도 반드시 생깁니다. 누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사람이 일하는 곳이면 당연히 생기는 일입니다.

많은 업무 프로그램은 사람이 정해진 절차대로 정확하게 입력한다는 전제로 만들어집니다. 그 전제가 깨지는 순간 시스템은 멈추고, 그 자리를 대표님이 손으로 메웁니다. 그래서 직원을 교육해 실수하지 않게 만들려고 하지만, 직원은 바뀌고 실수는 다시 생깁니다.

채비온은 반대로 접근합니다. 사람이 실수하지 않게 만드는 시스템보다, 사람이 실수해도 운영이 무너지지 않는 시스템을 만듭니다. 불완전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일이 안전하게 끝나도록, 실수를 전제로 흐름을 설계합니다.

채비온이 지키는 네 가지 원칙

  • 자동화하되, 맹신하지 않습니다 — 자동으로 계산하되 틀릴 수 있는 곳에서는 멈춰 서서 사람의 확인을 기다립니다. 직원이 퇴근을 안 찍은 날 시스템이 임시로 넣은 퇴근 시각은 근무시간으로 세지 않고, 직원이 시각을 적고 결재를 거쳐야 급여가 됩니다.
  • 모든 변경에는 흔적을 남깁니다 — 근무 기록을 고쳐도 실제로 찍은 시각은 그대로 남고, 누가 언제 무엇을 바꿨는지가 함께 붙습니다. 근무 기록을 지우면 그 직원과 대표님에게 알림이 갑니다.
  • 실수는 되돌릴 수 있어야 합니다 — 잘못 누른 결정은 결재 취소로 되돌리고, 한 사람이 결재를 미루면 정해진 기간 뒤에 다음 결재자에게 자동으로 넘어갑니다. 되돌린다고 실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누가 언제 결정을 취소했는지, 어떤 결재가 언제 다음 사람에게 넘어갔는지까지 결재 기록에 그대로 남습니다. 실수조차 기록이 됩니다.
  • 현장의 현실을 시스템이 받아들입니다 — 대신 나온 직원은 휴대폰에서 대타로 출근하고, 몇 분 일찍 오거나 늦게 간 것은 회사가 정한 범위 안에서 원래 근무시간대로 계산합니다.

각 원칙이 실제로 어떤 장면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ERP를 도입했는데 왜 예외는 여전히 사람이 처리할까에 자세히 적었습니다.

도입 전에 물어볼 다섯 가지 질문

ERP를 바꾸려 하거나 처음 고르신다면, 기능이 있느냐보다 아래 질문을 먼저 물어보시길 권합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실제로 대표님의 일이 줄어드는지를 결정합니다.

1. 직원이 퇴근 체크를 빠뜨리면, 그 근무는 어떻게 정산되나요?
임시 값이 그대로 급여로 넘어가지는 않는지, 아니면 대표님이 매번 직접 찾아 고쳐야 하는지 확인해 보세요. 채비온에서는 직원이 같은 날 동료들의 퇴근 시각을 참고해 자기 퇴근 시각을 적고, 관리자는 그 값을 확인해 승인합니다. 그 전까지 그 근무는 "입력 대기"로 남습니다.

2. 당일에 다른 직원이 대신 나오면, 근무일정표를 다시 만들어야 하나요?
급하게 대신 나온 근무가 "일정에 없는 근무"로 처리되거나, 관리자가 일정표부터 고쳐야 한다면 그 일은 결국 대표님에게 돌아옵니다. 채비온에서는 대신 나온 직원이 빠진 사람의 근무 칸을 골라 출근하고, 누구 대신 일했는지가 기록에 남습니다.

3. 급여가 잘못 계산됐을 때, 원인을 바로 찾을 수 있나요?
최종 숫자만 남는 시스템에서는 왜 그 숫자가 나왔는지 거꾸로 추적하기 어렵습니다. 채비온은 실제로 찍은 시각, 계산에 쓴 시각, 그 사이에 누가 무엇을 고쳤는지를 함께 보여 줍니다.

4. 결재자가 바쁘거나 그만두면, 결재는 어떻게 되나요?
결재가 한 사람에게 묶여 있으면 그 사람이 쉬는 날 회사 전체의 결재가 멈춥니다. 채비온은 정해진 기간 동안 처리되지 않은 결재를 다음 결재자에게 넘깁니다.

5. 직원이 급여로 분쟁을 제기하면, 회사는 근거를 보여 줄 수 있나요?
퇴사한 직원이 노동청에 임금 체불 진정을 내거나 소송을 걸면, 결국 확인하는 것은 약속한 근무시간과 실제로 일한 시간, 그리고 그에 맞게 지급했는지입니다. 이때 나중에 얼마든지 고칠 수 있는 엑셀이나 근무표는 대표님 쪽에서 내밀어도 근거로 힘을 얻기 어렵습니다. 채비온에서는 근거가 되는 기록이 처음부터 이렇게 쌓입니다.

  • 약속한 근무시간 — 근무일정표를 확정하면 직원에게 그 주 일정이 알림으로 나가고, 지난 일정표는 아무도 고칠 수 없습니다.
  • 실제로 일한 시간 — 직원이 찍은 출퇴근 시각은 그대로 남습니다. 근무 기록을 고쳐도 원래 시각은 지워지지 않고, 누가 언제 무엇을 바꿨는지가 함께 붙습니다.
  • 직원이 확인한 시간 — 직원은 자기 근무를 하나씩 확인해 확정하고, 다르면 그때그때 사유와 함께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직원이 그 근무를 언제 확인했는지도 남습니다.
  • 지급한 금액 — 급여를 확정한 기간의 근무는 더 이상 고칠 수 없고, 직원에게 보낸 급여명세서는 보낸 순간의 숫자 그대로 남습니다.

최종 금액만이 아니라 그 금액이 어떤 근무에서, 누구의 확인을 거쳐 나왔는지를 순서대로 보여 줄 수 있습니다. 기억이나 주장이 아니라 기록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분쟁에서 대표님을 지키는 힘이 됩니다.

파는 것은 기능이 아니라 줄어든 일입니다

출퇴근을 편하게 찍게 해 주는 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채비온이 드리려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월말에 엑셀을 대조하고 단체방을 뒤지던 대표님의 시간, 확인되지 않은 근무는 들어가지 않고 실제로 일한 시간은 빠지지 않는 급여, 그리고 기록이 언제 어떻게 바뀌었는지 남아 있어 직원과 같은 것을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예외 처리는 그동안 큰 회사가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자기 시스템 안에 쌓아 온 것이었습니다. 채비온의 목표는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사업자가 고품질, 고기능의 ERP를 쓰는 것입니다. 사람이 실수하는 날에도 매장이 정해진 기준대로 돌아가도록. 지금 쓰고 계신 ERP에서 위 질문 가운데 막히는 것이 있다면 도입 문의로 들려주세요. 제가 직접 답변드리겠습니다.

정
정혁민채비온 대표
발행 · 만드는 이야기
대표의 글매장 운영의 새로운 표준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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